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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일기장. 익숙한 그 느낌
    투머치터커 2019. 3. 21. 21:28

    항상 생각이 많다.

     

    그렇게 생각에 잡혀있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나만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아 동동거리며 앞으로 갈 생각은 하지 않고 다시 또 그 생각에 사로잡혀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다시 적어본다. 이젠 그렇게 생각에 사로잡힐 시간도 없이 바쁘게 끌려가는 하루하루가 안타까워서, 이 잡생각이 소중하기에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어릴 적 부모님은 나에게 일기를 쓰게 하셨다, 한글 자체도 어려워서 잘 쓰지 못하는 꼬맹이가 국어 노트 4칸을 한 칸으로 사용하며 글을 적고 보통 나는 오늘 밥을 먹었다. 같은 글을 계속해서 반복했던 것만 부모님은 꾸준히 일기라는 것을 미셨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언젠가 부모님께 따진 적이 있었다. 쓸 게 없는데 뭘 적어야 되냐고. 어머니의 말은 쓸 것이 없다는 것 조차도 쓸 수 있는 게 일기라고 하셨고 반항하는 의미로 시작한 그 날의 일기는 메우긴 글이 되었다. 그 뒤 난 일기라는 것의 팬이 되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그 당시에는 매일 밤 일기를 쓰고 부모님이 검사하셨었다. 뭘 적든지 일기장에 적는 건 혼내시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어린 녀석이 기껏해야 학교에서 망친 시험이 아니라면 딱히 혼날 일도 없지 않았을까 싶다. 뭔가 그 당시에 TV에서 하던 만화를 보다 영감을 얻어 소설 같은걸 적어보겠다고 일기장에 끄적거린 적도 있었던걸 생각하면 일기라는 건 그냥 생각을 기록하는 모든 걸 뜻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.

     

    어쩌면 단지 안 적으면 안될 거 같아 뭘 적었을지도 모르겠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일기란 거 하루의 일과나 생각 느낌을 적는것일지언데…. 새벽 4시에 일어나 넋 놓다 지금 적는 이게 하루의 일과일까 하는 의문이 잠깐 스친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요즘 들어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있다.

     

    딱히 사랑하는 그 사람의 코 고는 소리 때문은 아니지만 한 침대를 쓰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하는 생각은 든다.

     

    하지만 그것보다도 돈에 쫓기는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불과 5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연봉을 벌어들이고 있건만 그것과는 별개로 돈이란 걸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.

     

    따스한 잠자리부터 맛있는 한 끼 그리고 건강까지 모든 게 가격표가 붙어 선택을 요구한다.

     

    그 선택이라도 할 수 있다는걸 다행으로 여겨야 될까, 아니면 그 선택 자체를 모르며 살던 그때가 평화로워 좋았던 걸까.

     

    딱히 결정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선택은 했건만,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할 수 있었을 건데 하는 지나가 버린 선택이 날 계속 뒤 돌아보게 한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그런 의미에서 아침 식사는 이미 정해둔 그이가 고맙기도 하다. 크림치즈 듬뿍 얹은 어니언 베이글이라니. 얼마나 간단한가.

     

    포기와 선택이 익숙해져 가는 게 철든 거라면 난 아직 한참 먼 것 같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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